젠하이저 660S2 리뷰, 깊어진 저음과 진화한 레퍼런스 사운드

젠하이저 660S2

젠하이저는 오래전부터 오디오 애호가들에게
“믿고 듣는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특히 HD600 시리즈는 수십 년간
‘레퍼런스 헤드폰’이라 불리며
오디오 파일들 사이에서 꾸준히 사랑받아왔다.

나 역시 HD650과 HD660S를 사용해왔는데,
이번에 새롭게 등장한 HD 660S2는
어떤 변화를 보여줄까 하는 호기심이 컸다.

HD600 계열은 대체로 투명하고
중립적인 사운드가 특징이었지만,
상대적으로 저음이 부족하다는 평이 늘 따라다녔다.

그래서 젠하이저 660S2의
가장 큰 변화 포인트는
“저역 보강”이라는 점이 출시 전부터 관심을 끌었다.

실제로 들어본 결과,
이 변화는 확실히 체감이 되었고,
기존 라인업의 팬들도 만족할 만한 진화를 보여주고 있었다.

 

젠하이저 헤드폰

 

디자인 – 클래식하지만 세련된

HD 660S2는 외형적으로는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여전히 무광 블랙 톤에 은은한 포인트 컬러가 들어가 있으며,
전체적으로 심플하고 고급스러운 인상을 준다.
플라스틱과 메탈이 적절히 조합되어
무겁지 않으면서도 내구성이 괜찮은 편이다.

 

착용감 – 편한하지만 약간 더운

착용감은 오픈형 헤드폰답게 귀 전체를 감싸는 방식이다.
처음에는 압착력이 다소 강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며칠 사용하면 자연스럽게 늘어나 편안해진다.
이어패드는 벨벳 소재로 되어 있어
장시간 착용 시에도 땀이 차지 않고 산뜻하다.
다만, 여름철에는 약간 더울 수 있다는 단점은 여전히 존재한다.

 

사운드 특성 – 젠하이저 660S2의 가장 큰 변화

저음 – 깊이와 양감을 더하다

HD 660S2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바로 저역이다.
기존 HD600 계열은 저음이 얇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모델은 확실히 단단하고 깊은 저음을 들려준다.
저역이 과도하게 부풀려지지 않으면서도 베이스 기타,
킥 드럼이 더욱 자연스럽고 힘있게 표현된다.

덕분에 클래식뿐만 아니라
재즈, 록, 팝에서도
훨씬 다채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중음 – 여전히 매혹적인 보컬 표현

젠하이저 HD 시리즈가 사랑받아온 가장 큰 이유는
‘보컬 재생력’이다. HD 660S2 역시 이 부분은 건드리지 않았다.
중음역대는 여전히 깨끗하고 따뜻하며,
보컬의 질감과 디테일을 섬세하게 전달한다.

특히 재즈 보컬이나 어쿠스틱 곡을 들을 때,
보컬이 바로 앞에서 노래하는 듯한 몰입감을 준다.

 

고음 – 자극 없이 부드러운 확장

고역은 여전히 젠하이저 특유의 부드러운 성향을 유지한다.
번들 헤드폰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날카롭고 얇은 고음과 달리,
HD 660S2는 편안하면서도 충분한 해상력을 갖췄다.

심벌즈나 현악기의 고음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끝까지 뻗어나가는 느낌이 있다.

다만, 밝은 성향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차분하게 느껴질 수 있다.

 

장르별 청음 경험

내가 실제로 들어본 장르별 인상은 다음과 같다.

클래식
현악기의 깊은 울림이 더 풍부해졌고, 오케스트라의 저역이 더욱 입체감 있게 다가온다.

재즈
콘트라베이스와 드럼의 킥이 확실히 살아나서 이전보다 밸런스가 좋아졌다.

록/메탈
기타 리프의 에너지가 충분히 표현되며, 드럼의 타격감도 만족스럽다.

EDM
이 장르는 HD600 계열이 늘 아쉬웠던 부분인데,
HD 660S2에서는 꽤나 듣기 좋게 개선되었다.
서브베이스의 울림은 여전히 플랫하지만,
비트의 단단함은 확실히 강화되었다.

 

앰프 매칭 – 구동 난이도와 시너지

HD 660S2는 임피던스가 300옴으로 높아,
일반적인 스마트폰이나 저가형 앰프로는 잠재력을 다 끌어내기 어렵다.
데스크톱 헤드폰 앰프나 오디오 인터페이스와 매칭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나는 주로 젠하이저 HDVD 800과 iFi Zen DAC V2를 활용해 들었는데,
두 경우 모두 저음의 탄탄함과 해상력이 충분히 살아났다.

만약 앰프 없이 단순히 편하게 듣고자 한다면
HD 660S2보다는 HD 560S 같은 라인이 더 적합할 것이다.
HD 660S2는 분명 ‘앰프와 함께’ 사용할 때 진가를 발휘한다.

 

hd660s2

 

비교 – HD650, HD660S와의 차이

HD650: 따뜻하고 음악적인 성향. 하지만 저음의 단단함은 부족하다.

HD660S: 해상력과 선명도가 개선되었으나 여전히 저음 보강은 아쉬움.

HD660S2: 저역 보강과 전체적인 밸런스 개선으로 가장 완성형에 가까움.

개인적으로는 HD650의 따뜻함을 좋아하지만,
장르 다양성과 현대적인 밸런스를 고려했을 때 HD660S2가 더 매력적이라고 느꼈다.

 

단점과 아쉬운 점

HD 660S2가 완벽한 것은 아니다. 몇 가지 단점을 꼽자면:

  1. 구동 난이도가 높아 별도의 앰프가 사실상 필수

  2. 여전히 오픈형 구조이기 때문에 차음성이 전혀 없음

  3. 여름철 장시간 사용 시 이어패드가 덥게 느껴짐

  4. 가격대가 높은 편이라 입문용으로는 부담스러움

 

HD600 계열의 진정한 진화

젠하이저 HD 660S2는 단순히 마이너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HD600 시리즈가 오랫동안 지적받아왔던 저음 부족 문제를 보완하며
라인업의 완성도를 끌어올린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장점인 중립적이고 자연스러운 사운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저음을 현대적인 취향에 맞게 보강했다는 점에서
많은 음악 애호가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특히 클래식과 재즈뿐 아니라 록, EDM까지 폭넓게 커버할 수 있다는 점은
HD660S2의 가장 큰 장점이다. 물론 앰프가 필요하고,
차음성이 없는 오픈형이라는 특성상 사용 환경은 제한적이지만,
집에서 집중해서 음악을 감상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최고의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