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일하고, 회의하고, 사람들과 부딪히고 나면, 저녁 시간에는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매일 소파에 누워 OTT만 보다 자는 일상이 반복되면, 어느 순간부터 ‘사는 게 사는 거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나도 그랬다.
그런 무료함을 벗어나고 싶어 시작했던 몇 가지 취미들이 내 삶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뭔가 거창한 취미가 아니어도 좋다. 퇴근 후 하루 1~2시간 투자로 충분히 즐기고, 나만의 시간을 채울 수 있는 활동들. 이 글을 통해 ‘퇴근 후 뭐하지?’라는 질문에 작은 힌트를 얻어가길 바란다.
운동: 가장 추천하는 퇴근 후 취미 1순위
헬스, 필라테스, 요가 – 몸과 마음을 다잡는 루틴
운동은 단순히 체력을 기르기 위한 활동이 아니다. 나는 퇴근 후 헬스장을 다닌 지 1년이 넘어가는데, 이게 스트레스를 푸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모른다. 무거운 하루를 등에 짊어진 채로 퇴근하더라도, 덤벨 들고 땀 흘리다 보면 머릿속이 비워진다.
주변 직장인 친구들은 필라테스를 많이 한다. 직장 생활 특성상 자세가 안 좋아지고, 몸 여기저기 아픈 게 일상이 되다 보니 필라테스를 통해 교정도 하고, 스트레칭도 되니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요가는 좀 더 정적인 움직임이지만, 호흡과 함께 집중하며 ‘비움’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멘탈 관리에 좋다는 후기도 많다.
팁: 운동을 혼자 하기 어렵다면 ‘같이 운동하는 모임’에 들어가는 것도 좋다. 커뮤니티가 있으면 꾸준히 하게 된다.
악기 연주: 나만의 사운드 힐링
기타, 피아노, 드럼 – 손끝에서 울리는 힐링
퇴근 후 집에서 기타를 꺼내 한두 곡 연주해보는 시간이, 나에게는 일종의 명상이다. 회사 일로 지친 마음을 담아 스트로크하면, 묘하게 위로가 된다. 음악을 잘 몰라도 요즘은 유튜브나 클래스101 같은 온라인 강의가 잘 되어 있어서 충분히 독학 가능하다.
기타 외에도, 전자피아노를 중고로 사서 시작했다는 동료도 있었다. 낮에는 엑셀 파일과 씨름하고, 밤에는 쇼팽을 연주하며 감성 충전하는 삶이라니. 말만 들어도 낭만적이지 않은가?
팁: 처음 시작할 땐 너무 완벽하려고 하지 말고, ‘일주일에 한 곡’ 정도의 루틴으로 천천히 즐겨보자.
독서: 디지털 세상에서 벗어나 생각하기
소설, 에세이, 자기계발서 – 무기력할 땐 책이 가장 큰 위로
책을 읽는다는 건 생각보다 큰 몰입을 요구하는 일이지만, 그만큼 효과도 크다. 나는 퇴근 후 스마트폰을 끊고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수면의 질이 확실히 좋아졌다. 콘텐츠 소비가 아닌, 사유의 시간을 갖게 되면서 정서적 안정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에세이 같은 가벼운 장르로 시작하는 걸 추천한다. 마음이 피곤할 땐 어려운 책은 오히려 독이 되니까.
경험담: 친구 중 한 명은 하루 30분 책 읽기를 꾸준히 하더니 독서모임까지 만들었다. 주말에는 카페에서 모여 책 토론도 하고, 친구도 생기고, 삶에 진짜 활력이 된다고 한다.
공예 및 만들기: 손으로 만드는 힐링
뜨개질, 비누 만들기, 향초 만들기 –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
손을 움직이는 취미는 몰입감이 굉장히 높다. 나는 최근 비누 만들기 체험 클래스를 들었는데, 처음엔 단순한 취미였지만, 완성된 비누를 보며 성취감도 느끼고, 향을 맡으니 기분도 좋아졌다.
뜨개질은 최근 Z세대 뿐 아니라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인기다. 집중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생각을 멈출 수 있어서 ‘두뇌 휴식’에 좋다.
후기: 한 지인은 향초 만들기를 하다가 소자본 창업까지 이어졌다고. 퇴근 후 짬을 내서 만들고, SNS에 올리니 주문이 들어왔단다.
사진 & 영상 편집: 추억을 콘텐츠로
일상 사진 모아서 편집해보기
나는 퇴근 후 집 근처 산책하면서 핸드폰으로 사진을 자주 찍는다. 그걸 VSCO나 라이트룸 앱으로 보정해보는 게 은근히 재미있다. 처음엔 그저 예쁜 색감에 빠져 들었지만, 점점 내 감성과 스타일이 생기더라.
주말에 찍은 여행 사진을 퇴근 후 정리하면서 짧은 영상으로 만들어 올리는 것도 추천한다. 틱톡, 인스타 릴스, 유튜브 쇼츠로 가볍게 도전할 수 있다.
장점: 요즘처럼 기록과 표현이 중요한 시대엔, 이게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하나의 포트폴리오가 되기도 한다.
요리 & 베이킹: 나를 위한 식탁
저녁 한 끼 직접 차려보는 여유
요리를 잘하진 않지만, 퇴근 후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간단한 파스타나 샐러드 만들어 먹는 시간이 제법 괜찮다. 특히, 유튜브에서 ‘1인 저녁 레시피’를 찾아 따라 하면, 생각보다 재밌고 쉽게 만들 수 있다.
베이킹은 조금 더 준비가 필요하긴 하지만, 쿠키나 머핀 같이 간단한 디저트부터 시작하면 좋다. 오븐이 없다면 ‘에어프라이어 베이킹’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팁: 요리나 베이킹 후에는 사진도 찍고, SNS에 올리면 소소한 즐거움도 따라온다.
드로잉 & 캘리그라피: 감성 취미로 일상의 감각 찾기
그림은 못 그려도 괜찮다
나는 어릴 때 미술에 소질이 없다고 느껴서 손도 안 댔는데, 퇴근 후 ‘펜 드로잉’이라는 걸 알게 되고부터 바뀌었다. 스케치북에 오늘 하루 기억에 남는 물건을 하나씩 그려보는 습관을 들였는데, 마치 일기처럼 하루가 정리되는 느낌이랄까.
요즘은 아이패드로 프로크리에이트 앱을 이용한 디지털 드로잉도 인기다. 단순한 붓터치와 색칠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진다.
경험담: 캘리그라피를 배우던 친구는 취미로 시작했다가, 청첩장이나 엽서 디자인 아르바이트까지 하게 됐다.
언어 공부: 미래를 위한 투자, 지금부터
영어, 일본어, 프랑스어… 일단 하나만 집중
‘공부가 무슨 취미냐’라고 할 수도 있지만, 좋아하는 드라마를 자막 없이 보기 위해 영어를 시작한 건 나름 동기부여가 컸다. 하루 10분씩이라도 루틴을 만들면 꽤나 빠르게 실력이 붙는다.
요즘은 앱 하나만 잘 활용해도 된다. 듀오링고, 리틀팍스, 유튜브 채널 등은 무료로도 충분히 훌륭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장점: 퇴근 후 어딘가에 내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는 뿌듯함이 든다. 단기 목표(예: 토익, JLPT 등)를 세우면 더 집중된다.
마무리하며: 퇴근 후, 나를 위한 시간을 살자
하루의 대부분을 회사에 쏟는 직장인에게 퇴근 후 시간은 ‘남는 시간’이 아니라 ‘진짜 내 시간’이다. 이 시간을 어떻게 채우느냐에 따라 삶의 만족도가 바뀐다.
물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 하지만 가끔은 ‘나만의 취미’를 하나쯤은 찾아서 꾸준히 해보자. 회사에서의 나는 어쩌면 타인을 위한 나이지만, 퇴근 후의 나는 오롯이 나를 위한 나일 수 있으니까.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오늘 저녁부터라도 무료한 일상에 작은 활력을 채울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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