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원룸 이사, 돈 아끼고 편하게 옮기는 실전 팁

자취를 오래 하다 보면 이사도 몇 번씩 하게 된다. 나 역시 지난 몇 년간 원룸에서 다른 원룸으로, 혹은 오피스텔로 옮기기를 여러 번 반복했다.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게 있다. 이사를 쉽게 하는 요령은 생각보다 단순하지만, 실수 한 번이면 스트레스가 배로 돌아온다는 사실이다. 특히 혼자 사는 1인 가구는 짐도 적은 편이지만 그렇다고 마냥 간단한 것도 아니다. 그래서 오늘은 원룸 이사를 쉽고, 싸고, 현명하게 하는 방법을 정리해 보려 한다.

이사 한 번에도 돈, 시간, 에너지 다 들어간다. 그래서 이 글이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1. 짐을 줄이는 것이 이사의 시작이다

이사를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하는 건 짐 정리다. 그런데 이 단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실수한다.

이사 당일에 박스를 싸면서 짐을 줄이겠다고 마음먹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시간이 없어서 다 들고 가게 된다. 나도 처음 몇 번은 그랬다. 결국 새 집에서도 정리 안 된 짐더미와 함께 지내야 했고, 사용하지도 않는 물건을 다시 꺼내 정리하는 데 시간을 낭비했다.

그래서 꼭 이사 1~2주 전부터 ‘비우기’를 시작하자.

•한 달 동안 안 쓴 물건은 대부분 버려도 된다

•유통기한 지난 식품, 화장품, 약은 정리

•안 입는 옷은 헌 옷 수거함 또는 중고거래

•버릴 건 미리 분리수거 또는 대형 폐기물 신고

이렇게 정리를 하면 짐이 최소 30% 이상 줄어든다.

짐이 줄어들면 이사 비용도 줄고, 이사 당일 체력 소모도 적다.

 

2. 이삿짐 센터를 쓰지 않고 혼자 이사하는 방법

요즘 1인 가구는 ‘셀프 이사’를 많이 한다. 나도 한동안 이삿짐 센터를 안 쓰고 직접 짐을 나르는 방식으로 이사를 했다. 물론 조건이 맞아야 가능하다.

이 조건만 되면 셀프 이사 충분히 가능하다.

•이삿짐이 캐리어 23개 + 상자 45개 이내

•무거운 가구(냉장고, 세탁기, 침대 등)가 없음

•이사할 거리(이전 집과 새 집)가 차로 30분 이내

•친구나 가족이 하루 정도 도와줄 수 있음

이런 조건이라면 렌터카 + 지인 도움만으로도 이사가 가능하다.

나의 셀프 이사 루틴은 이랬다.

1.짐을 전날까지 완전히 포장해 놓는다

2.당일 아침, 카셰어링(쏘카나 그린카)으로 SUV 차량을 대여

3.짐을 옮기고 바로 차량 반납 (대여비용 2~3만 원 수준)

4.도와준 친구에게 밥 한 끼 대접

이렇게 하면 총비용 3~4만 원에 이사가 가능하다. 이삿짐 센터에 맡기면 최소 15만 원 이상은 들어가는데, 이 방법이면 4분의 1 수준이다.

 

3. 이삿짐 센터를 이용해야 한다면, 이렇게 고르자

짐이 많거나 무거운 가전·가구가 있다면 이삿짐 센터 이용이 필수다.

그렇다면 어떤 업체를 고르는 게 좋을까?

내 경험상 중요한 건 세 가지다.

1. 후기 기반의 플랫폼 이용

요즘은 ‘짐카’, ‘이사모아’, ‘이사스토리’ 같은 플랫폼에서 견적을 받는다. 후기, 평점이 공개되어 있어 사기나 허위 업체를 걸러내기 좋다.

2. 방문 견적보단 사진 견적 활용

원룸 이사는 대부분 ‘사진 견적’으로 충분하다. 카톡이나 앱을 통해 사진을 보내고 견적을 받는 식이다. 시간을 아낄 수 있다.

3. 최저가보다 ‘포함 항목’을 확인할 것

저렴한 견적을 제시해놓고 당일에 포장비, 분해비 등을 추가하는 경우가 많다. 미리 포함된 항목을 확인하자.

특히 ‘침대 프레임 분해’, ‘에어컨 이전’, ‘세탁기 탈수’ 등이 별도면 비용이 확 올라간다.

팁 하나 더

이사 성수기인 8월 말 9월 초는 피하자. 비용이 두 배 가까이 뛴다. 여유가 있다면 비수기 평일에 예약하자. 훨씬 저렴하다.

 

4. 이사 당일 꼭 챙겨야 할 것들

이사 당일에는 정신이 없다. 그래서 꼭 체크리스트를 만들어두는 것이 좋다.

내가 사용하는 체크리스트는 이렇다.

•우편물 주소 변경 (은행, 쇼핑몰, 택배사, 공공기관 등)

•인터넷, 전기, 가스 이전 신청

•냉장고 음식 미리 정리

•이사 당일 점심/음료 준비

•짐 나갈 때 바닥 보양 (청테이프 + 신문지 or 비닐)

•건물 관리인/경비에게 인사 및 협조 요청

•이사 끝난 후 누수, 작동 여부 확인

•계량기(전기, 가스, 수도) 사진 찍기

이런 것들은 사소해 보여도 안 하면 문제가 생긴다.

예를 들어 인터넷 이전을 까먹으면 새 집에서 일주일 동안 와이파이 없이 지내야 할 수도 있다. 나는 예전에 인터넷 신청을 미루다 보름 넘게 핸드폰 테더링으로 버틴 적도 있었다.

 

5. 새 집 입주 전 꼭 확인해야 할 것들

집이 마음에 들어 계약했더라도, 막상 살아보면 불편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입주 전에는 최대한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변기 물 내릴 때 제대로 내려가는지

•싱크대, 세면대 하수구 누수 여부

•수도꼭지 물세기와 온수 작동

•샤워기 수압

•콘센트 작동 확인

•문과 창문의 단열, 잠금 상태

•바퀴벌레 흔적이나 곰팡이

•벽지나 바닥 상태(사진 찍어두기)

특히 입주 직전에 집주인과 같이 체크하고, 문제는 사진이나 영상으로 기록해두는 게 좋다. 그래야 나중에 퇴실할 때 원상복구 책임을 줄일 수 있다.

 

마무리하며

이사는 단순한 이동이 아니다.

살던 공간을 정리하고, 새로운 공간에 적응해 나가는 과정이다.

그래서 이사를 잘 하면 기분 좋은 시작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첫날부터 피로가 몰려온다.

나는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이사도 요령이 생겼고, 이젠 꽤 능숙하게 준비하고 실행할 수 있다.

누구든 처음은 어렵지만, 한 번 두 번 하다 보면 본인만의 루틴이 생긴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곧 이사를 앞두고 있다면, 꼭 ‘비우기’부터 시작해 보자.

그리고 무리하지 않고, 현명하게 선택하길 바란다.

이사는 준비가 80%, 실행이 20%다.

준비를 잘 하면, 그만큼 이사도 쉬워진다.

이왕 해야 할 이사라면 스트레스보단 뿌듯함이 남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