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은 장기 투자? 요즘 같은 시장에선 ‘기준 있는 단타’가 답이다

장기 투자라는 말, 이제는 다시 생각해봐야 할 때

한때 ‘주식은 장기 투자다’라는 말은 투자계의 정석처럼 여겨졌다. 특히 워렌 버핏 같은 가치 투자자들의 성공 사례가 많이 알려지면서, 주식을 사고 오래 들고 있는 것이 정답처럼 받아들여지곤 했다. 나도 예전에는 그 말이 맞는 줄 알았다. 그래서 10년 전쯤에 삼성전자와 LG전자 주식을 조금 사두고 ‘그냥 묻어두자’는 생각으로 잊고 지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물론 배당도 조금씩 들어왔고, 단기적으로 오를 때도 있었지만, 막상 10년이 지나고 나니 가격은 예전과 거의 비슷했다. 그동안 인플레이션은 계속되어 물가가 오르고, 같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게 점점 줄었는데, 내 주식은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이걸 보고 나서야 나는 깨달았다. 무조건 오래 들고 있다고 해서 수익이 나는 게 아니구나.

 

장기 투자만으로는 안 되는 시대

요즘 시장은 너무 빠르게 움직인다. 하루에도 몇 번씩 분위기가 바뀌고, 어제 호재였던 뉴스가 오늘은 악재가 되는 일이 흔하다. 이런 환경에서는 단순히 ‘좋은 기업이니까 들고 있자’는 전략만으로는 손해를 볼 수 있다.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타이밍을 못 맞추면 계좌는 마이너스로 가득 차게 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대표주들, 삼성전자나 LG전자 같은 기업을 보면 이 사실이 더욱 명확해진다. 삼성전자는 2021년 초 고점 이후 2년 넘게 7만 원 언저리를 맴돌고 있고, LG전자 역시 실적이 좋아도 주가가 잘 오르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기술력 있고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도 단단한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생각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기업들을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문제는 시장 전체의 분위기가 변했다는 것이다. 이제는 주가가 실적에 따라 오르내리기보다는, 금리, 정책, 지정학적 리스크 등 외부 요인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런 상황에서 ‘장기 투자’만을 외치며 손 놓고 기다리기에는 너무나 많은 기회를 놓치게 된다.

 

단타? 그저 투기라고만 볼 수 없다

사람들은 흔히 단타를 ‘투기’로 본다. 하루에도 몇 번씩 매매를 반복하며, 마치 도박하듯 돈을 잃고 버는 사람들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극단적인 방식은 분명 위험하다. 하지만 기준이 있는 단기 투자는 이야기가 다르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대감이 높아져 주가가 오를 조짐을 보인다면, 그 흐름에 맞춰 들어가고, 목표 수익률에 도달하면 빠르게 수익을 실현하는 방식도 단기 투자에 해당된다. 중요한 것은 자기만의 기준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다.

내가 요즘 사용하는 전략은 이렇다.

  1. 실적, 수급, 뉴스 등 여러 지표를 통해 단기 상승 가능성이 있는 종목을 고른다.

  2. 내가 감당 가능한 손절선(예: -3%)과 목표 수익률(예: +5~10%)을 미리 정해둔다.

  3. 매수 이후에는 그 기준에 따라 기계적으로 움직인다. 감정은 최대한 배제한다.

이렇게 하면 큰 수익을 내지는 못해도, 꾸준히 자산을 불려갈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시장이 박스권에 갇혀 있거나 방향성을 잃었을 때는, 이런 소소한 수익들이 쌓여서 전체 수익률을 방어해주는 역할을 한다.

 

분할매도, 수익 실현, 자산 전환의 중요성

단기 투자 혹은 중기 투자의 핵심은 조금씩이라도 수익을 실현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수익이 나도 계속 가지고 있다가, 결국 다시 본전 또는 손실로 전환되는 경험을 한다. 이는 ‘더 오를지도 모른다’는 욕심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은 욕심을 가진 사람에게 가혹하다. 내 경험상, 수익이 나면 일정 비율만이라도 매도해서 수익을 확정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나은 결과를 만든다. 예를 들어 10% 수익이 났을 때 50%만 팔고, 나머지를 보유하는 식이다. 이렇게 하면 심리적으로도 안정이 되고, 다음 투자로 이어지는 자산 전환이 훨씬 유연해진다. 이런 습관이 쌓이면, 단순히 계좌에 있는 숫자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자산 이동과 관리를 하게 된다. 결국 주식도 자산의 한 형태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그 자산을 어떻게 굴리고, 언제 어떻게 전환하느냐다.

 

시장을 예측할 수 없을 때는 기준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시장을 예측하려 한다. 하지만 주식 시장은 예측하기 어려운 요소들이 너무 많다. 국내 정치, 미국의 금리 정책, 국제 분쟁, 환율, 원자재 가격 등 수많은 변수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내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예측보다 기준을 세우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종목은 20% 오르면 절반 매도, 30% 오르면 전량 매도’ 같은 룰을 만들어두면, 상황이 어떻게 변하든 당황하지 않는다. 이런 기준이 없다면 시장이 급락할 때 공포에 팔고, 급등할 때 따라붙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실제로 나도 예전엔 ‘좀 더 기다려 보자’는 생각으로 수익을 날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기준이란 결국 자신만의 룰을 세우는 것이고, 그 룰에 따라 투자 행동을 일관되게 가져가는 것이다. 이게 바로 변동성 속에서도 살아남는 법이다.

 

결론: 투자에는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

지금도 ‘주식은 장기 투자’라는 말을 여전히 따르는 사람들은 많다. 그 말이 완전히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지금 같은 변동성 시대에는 그 방식만 고집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우리는 시장의 흐름에 따라 유연하게 전략을 바꿀 줄 알아야 한다. 단타라고 무시할 게 아니라, 자기 기준을 세우고, 감정 없이 냉정하게 수익을 챙겨가며 자산을 이동시켜야 한다. 때론 수익이 적어 보여도, 그 ‘확정된 수익’이 쌓이면 결국 장기 투자보다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 요즘 시장에서는 “버티는 사람”보다 “움직이는 사람”이 이긴다. 그러니 이제는 좀 더 능동적으로, 자신만의 투자 기준을 가지고 시장을 마주해보자. 그게 지금 시대의 ‘진짜 장기 투자’일지 모른다. 혹시 최근 본인 투자에서 수익이 나지 않고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면, 그 이유는 전략의 부재가 아니라, 기준의 부재일 수 있다. 이제부터라도 나만의 원칙을 만들어보자. 그리고 시장은 예측이 아니라 대응이라는 걸 꼭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