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장보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약 2년 전부터였다. 처음에는 단순히 무거운 생수나 휴지 같은 부피 큰 제품을 편하게 배송받고 싶어서 시도했지만, 지금은 거의 대부분의 식료품과 생활용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하고 있다. 무엇보다 마트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물론 단순히 온라인으로 주문한다고 무조건 저렴한 건 아니다. 나름의 루틴과 기준을 가지고 장을 보면, 정말 알뜰하게 원하는 물건을 채울 수 있다.
이 글에서는 내가 직접 실천하고 있는 온라인 장보기 루틴을 단계별로 소개하려고 한다. 어떤 플랫폼을 쓰는지, 어떤 기준으로 제품을 고르는지, 어떻게 가격을 비교하고 할인 혜택을 챙기는지 모두 설명해보겠다. 마트에서 장 보는 게 익숙했던 분들이 온라인 장보기에 자연스럽게 적응하고, 더 나아가 지출까지 줄이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1. 필요한 품목은 미리 정리해 둔다
무작정 온라인몰에 들어가서 상품을 훑다 보면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비용을 쓰게 된다. 나는 항상 메모 앱이나 구글 킵 같은 간단한 도구를 이용해 필요한 품목을 카테고리별로 정리해둔다. 예를 들어 식재료, 생필품, 청소용품, 유아용품 등으로 분류한 다음, 필요한 브랜드나 수량까지 간단히 메모해둔다. 이 리스트는 한 번 장을 보기 위해 작성하는 게 아니라, 평소 생활 속에서 ‘이거 떨어졌네’ 싶은 순간마다 바로 추가하는 식이다.
이렇게 하면 실제로 장을 볼 때 목록이 명확하니 충동구매를 줄일 수 있고, 가격 비교할 때도 훨씬 효율적이다. 마트에서도 메모는 도움이 되지만, 온라인 장보기에서는 특히 더 중요하다. 왜냐하면 사이트마다 가격과 혜택이 다르기 때문에, 물건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어야 비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2. 자주 이용하는 플랫폼 3~4개 정해두기
나는 현재 기준으로 쿠팡, 마켓컬리, 네이버 장보기, SSG닷컴 이렇게 네 가지 플랫폼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 각각의 장단점이 뚜렷해서 품목별로 선택한다.
•쿠팡은 생활용품이나 자주 쓰는 생필품 위주로 구입한다. 가격이 저렴하고 로켓배송이 빠르다. 자주 쓰는 물건은 ‘정기배송’으로 설정해두면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어서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다.
•마켓컬리는 신선식품을 주로 산다. 품질이 안정적이고,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정확히 받아볼 수 있어서 계획적으로 요리를 할 때 좋다. 다만 전반적으로 가격이 높은 편이라, 쿠폰이나 할인 이벤트를 잘 활용해야 한다.
•네이버 장보기는 비교적 다양한 마트와 연계되어 있어서 가격 비교할 때 유용하다. 특히 쓱배송, 홈플러스, 이마트 등 여러 마트의 가격을 한눈에 볼 수 있어서, 대형마트에서만 살 수 있는 브랜드 제품을 찾을 때 자주 쓴다.
•SSG닷컴은 행사나 할인코드가 많은 편이라 간혹 대량으로 사야 할 때 유리하다. 카드사와 연계된 혜택도 많고, 적립금도 꽤 쌓인다.
한 가지 팁은 같은 제품이라도 각 플랫폼마다 가격이 다르고, 적용할 수 있는 쿠폰이나 할인 혜택이 다르다는 점이다. 그래서 한 번 장보기 전에는 네 곳을 한 번씩 둘러보면서 가격을 비교해보고, 가장 합리적인 조합을 고른다.
3. 가격 비교는 장바구니에 담아놓고 하는 방식
처음에는 같은 물건을 각각의 앱에서 검색하고 가격을 비교하느라 시간을 많이 썼다. 그런데 이제는 방법을 바꿨다. 각 플랫폼에서 구매할 가능성이 있는 제품들을 일단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마지막에 정리하면서 총합을 비교한다. 이 방식이 훨씬 효율적이다.
예를 들어 쌀, 달걀, 치약, 세제 네 가지 품목이 필요하다고 할 때, 네 플랫폼 모두에 각 제품을 담아두고 장바구니에서 가격과 배송비를 확인한다. 어떤 조합이 가장 저렴한지, 배송일정은 어떻게 되는지, 혜택은 어떤 게 적용되는지를 비교한 다음, 가장 유리한 쪽으로 결제한다.
이때 중요한 건 배송비 포함 가격을 기준으로 비교해야 한다는 점이다. 아무리 제품이 싸도 배송비가 붙으면 의미가 없기 때문에, 무료배송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지를 항상 확인한다. 대부분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하면 무료배송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한 번에 묶어서 주문하는 게 낫다.
4. 쿠폰, 카드 혜택, 적립금은 꼼꼼히 확인
온라인 장보기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다양한 할인 혜택이다. 특히 마켓컬리나 SSG닷컴은 거의 매주 새로운 쿠폰이 나오고, 네이버 장보기는 결제 수단에 따라 혜택이 크게 달라진다. 나는 장을 보기 전 항상 쿠폰함을 먼저 열어보고, 이번 주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정리한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건 카드사 혜택이다. 예를 들어 신한카드는 마켓컬리에서 매주 할인 혜택을 주기도 하고, 현대카드는 쿠팡에서 일정 금액 이상 구매 시 할인되는 이벤트가 자주 열린다. 각 플랫폼은 자주 사용하는 카드사와 제휴를 맺고 있기 때문에, 본인이 가진 카드 중 어떤 카드가 어떤 플랫폼에서 유리한지를 한 번쯤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
또한, 각종 적립금도 무시할 수 없다. 쿠팡은 로켓와우 회원에게는 구매할 때마다 포인트가 쌓이고, 마켓컬리나 SSG닷컴은 이벤트 참여나 리뷰 작성으로도 적립금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모인 적립금은 다음 번 장보기 때 유용하게 사용된다.
5. 정기구매 품목은 따로 관리하기
나는 생수, 휴지, 주방세제 같은 정기적으로 사야 하는 제품들은 ‘정기구매 품목’으로 따로 정리해두었다. 쿠팡이나 마켓컬리에서는 이런 품목을 자동으로 주기적으로 보내주는 기능이 있어서 편하다. 예를 들어 생수는 2주에 한 번씩, 주방세제는 3개월에 한 번 정도로 설정해두고 있다.
이렇게 하면 깜빡하고 못 사는 일이 줄어들고, 중복 구매로 쌓여서 공간을 차지하는 일도 막을 수 있다. 또한 정기구매를 설정하면 단품으로 살 때보다 할인율이 높아지는 경우가 많아서 가격적으로도 유리하다.
6. 신선식품은 새벽배송 활용
마트에서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바로 신선식품을 직접 보고 고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요즘은 마켓컬리나 네이버 장보기의 새벽배송 서비스도 그 수준에 근접할 정도로 품질이 좋다.
나 같은 경우는 주로 마켓컬리를 이용하는데, 야채나 과일 상태가 꽤 괜찮다. 무엇보다 아침 일찍 받아서 바로 조리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 정말 편하다. 냉장 보관이 필요한 식재료는 아이스팩과 보냉 가방에 잘 포장되어 도착하기 때문에 품질 유지를 걱정할 필요도 없다.
처음엔 신선식품은 직접 봐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지만, 몇 번 경험해보니 요즘은 온라인에서도 충분히 믿고 구매할 수 있을 정도다. 특히 요리 계획이 확실한 날에는 필요한 재료만 새벽배송으로 받아서 바로 사용하면 식재료 낭비도 줄일 수 있다.
이런 루틴을 꾸준히 지켜오면서, 매달 식료품과 생필품 지출이 평균 15~20% 정도 줄어들었다. 마트에서 장을 보면 충동적으로 카트에 담게 되는 불필요한 소비도 많았는데, 온라인 장보기를 통해 꼭 필요한 물건만 정리해서 사게 되니 훨씬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소비하게 된다.
무엇보다 시간 절약이 크다. 장보러 다녀오는데 드는 이동 시간, 대기 시간, 계산 시간 등을 줄일 수 있어서 여유롭게 식단을 계획하고 준비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요즘은 장보기가 부담이 아니라, 하나의 ‘관리’로 느껴질 정도다.
온라인 장보기는 처음엔 다소 번거롭고 헷갈릴 수 있지만, 나만의 루틴이 생기면 그 어떤 방식보다 효율적이다. 앞으로도 나는 이 루틴을 계속 다듬어가면서, 더 똑똑하게 소비하고 싶다. 마트보다 저렴하고, 시간도 아끼는 내 방식의 장보기.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생활 습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