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인 봄과 여름 축제 소개

봄과 여름은 축제의 계절이다. 따스한 햇살, 푸르른 자연, 살랑이는 바람이 사람들의 마음을 들뜨게 만들고, 전국 곳곳에서는 저마다 특색 있는 축제가 열리기 시작한다. 나도 매년 이맘때가 되면 어디로든 발길을 옮기고 싶어진다. 직접 가본 축제도 있고, 주변 사람들에게 들은 축제 이야기도 많은데, 오늘은 그중에서도 국내 대표적인 봄과 여름 축제들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봄에 열리는 대표 축제

 

진해 군항제

벚꽃과 함께하는 벅찬 감동

진해 군항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봄꽃 축제다. 매년 3월 말에서 4월 초 사이에 열리는데, 전국 어디보다도 빨리 벚꽃이 만개한다. 진해 시내 전체가 분홍빛 벚꽃으로 덮이는 광경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직접 다녀온 적이 있는데, 걷기만 해도 꽃비가 흩날리는 듯한 느낌이 들어 정말 황홀했다. 해군사관학교와 군항제 퍼레이드가 함께 열려서 볼거리도 많다. 다만 사람은 정말 많기 때문에, 여유롭게 즐기고 싶다면 아침 일찍 움직이는 것을 추천한다.

구례 산수유꽃축제

노란 물결 속에서 봄을 만나다

구례 산수유꽃축제는 전라남도 구례군에서 열린다. 벚꽃보다 살짝 빠른 3월 중순경, 산수유 나무들이 노란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데, 마치 온 마을이 황금색 융단을 깔아놓은 듯한 장관을 이룬다. 구례를 여행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산수유 특유의 은은한 향기와 따뜻한 햇살, 그리고 한적한 시골 풍경이 어우러져 정말 힐링되는 시간이었다. 이 축제는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다.

 

제주 유채꽃축제

노란 유채꽃과 푸른 하늘의 조화

제주도는 봄이 되면 온 들판이 유채꽃으로 물든다. 특히 서귀포시 표선면 일대에서 열리는 유채꽃축제는 제주도의 봄을 가장 화려하게 보여준다. 끝없이 펼쳐진 유채꽃밭, 그 뒤로 보이는 푸른 바다와 하늘의 조화는 사진으로 다 담기 힘들 정도로 아름답다. 직접 갔을 때는 바람이 제법 강했지만, 그 바람에 흔들리는 유채꽃 물결은 또 다른 매력이었다. 유채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서, 이왕이면 평일을 노려 방문하는 것이 좋다.

 

여름에 열리는 대표 축제

 

보령 머드축제

흙탕물 속에서 진짜로 놀아보자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에서는 매년 7월 머드축제가 열린다. 그냥 해변 축제겠거니 하고 갔던 나는, 처음 본 광경에 깜짝 놀랐다. 온몸에 머드를 바르고, 진흙탕 속에서 뒹굴고, 머드 슬라이드를 타는 등 정말 ‘온몸으로’ 노는 축제다. 덕분에 어른들도 아이처럼 웃고 뛰어다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머드는 피부에 좋기로 유명해서, 축제에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피부관리도 되는 일석이조의 경험이었다. 다만 옷이나 소지품은 진흙 범벅이 될 수 있으니 꼭 미리 준비해야 한다.

 

삼척 해변음악축제

여름밤, 바다와 음악에 빠지다

삼척 해변음악축제는 강원도 삼척해변에서 매년 8월경 열린다. 낮에는 뜨거운 태양과 바다를 즐기고, 밤이 되면 라이브 공연과 불꽃놀이가 이어진다. 파도 소리를 배경으로 듣는 라이브 음악은 그야말로 감동 그 자체였다. 잔잔한 발라드부터 신나는 댄스 음악까지 다양한 장르가 이어져서 누구나 즐길 수 있다. 한여름 밤의 무더위를 잊게 해주는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삼척 해변음악축제를 꼭 추천하고 싶다.

 

강릉 커피축제

커피향 가득한 여름날

강릉은 커피 도시로 유명하다. 보통 가을에 열리는 강릉 커피축제가 여름에도 작은 규모로 열린다. 여름휴가로 강릉에 갔다가 우연히 참여했는데, 바닷가를 배경으로 마시는 드립 커피 한잔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커피 관련 체험 부스, 다양한 로스터리 카페 부스 등이 열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천국 같은 곳이다. 특히 커피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할 수 있어서, 단순한 시음 이상의 경험을 할 수 있다.

 

봄과 여름 사이, 특별한 지역축제

 

담양 대나무축제

청량한 대나무 숲 속에서

5월 초, 전라남도 담양에서는 대나무축제가 열린다. 죽녹원을 비롯한 담양 일대의 대나무 숲을 배경으로 다양한 문화 공연과 체험 행사가 이어진다. 한여름처럼 덥지는 않고, 봄의 끝자락이라 청량한 기운이 감돈다. 대나무숲을 천천히 거닐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음도 차분해진다. 예전에 친구들과 함께 갔을 때, 대나무 공예 체험도 하고 죽통밥도 먹었는데, 그 소소한 즐거움이 참 오래 기억에 남았다.

 

하동 야생차문화축제

차향기 가득한 초여름

경남 하동은 차로 유명하다. 5월이면 하동에서는 야생차문화축제가 열린다. 싱그러운 초록빛 다원과 함께 차를 수확하고, 덖고, 맛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평소 차를 좋아해서 일부러 찾아갔던 기억이 있는데, 찻잎을 직접 따보고 전통 방식으로 덖어보는 경험은 굉장히 새로웠다. 무엇보다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며 바라본 섬진강의 풍경이 정말 평화로웠다. 마음이 복잡할 때 가면 아주 좋은 힐링 장소다.

 

축제 준비할 때 알아두면 좋은 것들

 

사전 예약은 필수

요즘은 인기 축제마다 입장권을 사전 예매해야 하거나, 주차 공간이 한정되어 있다. 특히 진해 군항제나 보령 머드축제 같은 대형 축제는 사람이 몰려 주차 지옥이 되기 쉽다. 가능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미리 숙박도 예약해두는 게 좋다. 나도 몇 번 축제 당일 숙소를 못 구해서 곤란했던 적이 있다.

 

편한 복장과 준비물

머드축제처럼 액티비티가 많은 축제는 여벌 옷, 슬리퍼, 방수팩 같은 준비물이 필수다. 반면 꽃구경 축제처럼 걷는 시간이 많은 경우에는 편한 운동화와 선크림, 모자가 필요하다. 특히 봄, 여름 햇살은 강하니까 반드시 자외선 차단에 신경 써야 한다. 가볍게 피크닉 매트나 간식거리를 챙기면 더 여유롭게 축제를 즐길 수 있다.

 

현지 먹거리도 함께 즐기기

축제장 주변에는 그 지역만의 특별한 먹거리들이 많다. 구례에서는 산수유 막걸리, 진해에서는 해산물, 보령에서는 대천 해물탕 같은 걸 맛볼 수 있다. 현지 음식을 즐기는 것도 축제 여행의 큰 묘미다. 나도 항상 축제에 가면 ‘뭘 먹을까?’ 하는 기대감이 크다.

 

마치며

봄과 여름, 두 계절은 단순히 따뜻한 날씨를 즐기는 것 이상으로,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전국 곳곳의 축제들은 각각 고유한 매력과 즐거움을 가지고 있고, 한 번쯤은 꼭 경험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올해는 그냥 지나치지 말고, 작은 가방 하나 둘러메고 가까운 축제부터 찾아가 보자.

아마 평소에는 느낄 수 없던 행복과 설렘이,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